공지사항 & 원장님 칼럼
한의학 천연물과 인체 대사물질의 구조 유사성
한의약에서 처방하는 천연물은 여러 성분이 여러 표적에 동시에 작용하는 다성분 다표적 방식을 따릅니다. 천연물의 작용 기전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연구가 있어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연구 방법
연구진은 한약 천연물 유래 화합물과 인체 대사물질 사이의 구조적 유사성을 대규모로 비교했습니다. 천연물 구조 정보는 데이터베이스(TCM Database@Taiwan)에서, 인체 대사물질 정보는 유전자 유전체 백과사전인 KEGG에서 내려받았고, 비교 대조군으로는 의약품 정보 데이터베이스에서 승인된 의약품 자료를 사용했습니다.
구조 비교에는 두 분자 사이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부분 구조를 찾아내는 소분자 부분그래프 검출기(SMSD)를 활용했습니다. 두 화합물의 구조가 얼마나 닮았는지는 0에서 1 사이의 유사성 점수로 환산되며, 점수가 높을수록 구조가 더 비슷하다는 의미입니다.
구조 유사성 비교
분석 결과 천연물 유래 화합물은 의약품보다 인체 대사물질과 구조적으로 더 비슷했습니다. 유사성 점수가 0.2를 넘어서는 구간에서는 대사물질과 닮은 천연물의 수가 의약품보다 많았고, 0.5에서 0.7 사이 구간에서는 그 차이가 두 배를 넘었습니다. 적어도 하나 이상의 구조적으로 유사한 대사물질을 가진 화합물의 비율은 천연물이 32.7퍼센트, 승인 의약품이 22.7퍼센트로 천연물 쪽이 더 높았습니다.

천연물이 대사물질과 닮았다는 점은 작용 기전을 추정하는 단서가 됩니다. 특정 대사물질을 소비하는 효소가 그 대사물질과 구조가 닮은 천연물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에스트로겐과 구조가 닮은 제니스테인(한약재 갈근의 성분)은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작용하고, 코르티손과 닮은 에모딘(한약재 대황, 하수오, 결명자의 성분)은 관련 효소를 억제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성분 조합의 시너지
연구진은 작용 기전이 알려진 천연물 성분 조합 38건을 정리했고, 이 가운데 14건은 이번에 새로 찾아낸 조합입니다. 이들은 작용 방식에 따라 네 가지로 분류되었습니다. 여러 성분이 같은 표적을 함께 조절하는 보완 작용이 19건으로 많았고, 한 성분이 다른 성분의 부작용을 줄여 주는 중화 작용이 11건, 한 성분이 다른 성분의 흡수와 체내 유지를 높이는 약동학적 강화가 6건, 한 성분이 다른 성분의 활성을 끌어올리는 촉진 작용이 2건이었습니다.
대사 경로 측면에서는 아미노산 대사가 시너지 조합과 구조가 닮은 대사물질을 많이 포함하고 있었고, 보조인자와 비타민 대사는 네 가지 조합 유형 모두에서 공통으로 나타났습니다.
자료 출처
이번 논문은 Nature Biotechnology에 발표되었고, 제목은 A systems approach to traditional oriental medicine입니다.
저는 이 연구가 한의학의 다성분 다표적 원리를 시스템 생물학이라는 새로운 틀로 해석하려는 시도로서 의미 있는 논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천연물이 인체 대사물질과 구조적으로 닮았다는 점을 대규모 비교로 보여 주고, 천연물의 작용 기전을 분자 수준에서 해석하려는 연구의 방향을 제시했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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