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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재 586종 항산화, 같은 잣대로 비교하는 법은? (항산화 지표

산화 스트레스는 노화와 여러 만성 질환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한약재와 식물성 소재의 항산화 능력은 활성을 가늠하는 실용적인 지표로 자주 연구됩니다. 그런데 항산화 활성을 측정하는 방법은 한 가지가 아닙니다. ABTS, DPPH 같은 라디칼 소거 시험이 있는가 하면, 총 페놀 함량(TPC)이나 총 플라보노이드 함량(TFC)처럼 성분의 양을 재는 방법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 지표들이 서로 단위도 다르고 측정하는 의미도 다르다는 점입니다. 추출 조건, 시험 절차, 농도 설정, 보고 단위가 제각각이다 보니 어느 한약재가 더 우수한지 직접 비교하기가 어려운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런 비교의 어려움을 풀기 위한 연구가 있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연구 방법
한국한의학연구원 연구진은 한의학에서 자주 쓰이는 한약재 271종과 대표 처방 22종을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모든 재료를 물과 30% 에탄올 두 가지 용매로 동일하게 추출하여, 단일 한약재 542개와 처방 44개를 합쳐 총 586개의 추출물을 분석했습니다.
각 추출물에 대해 ABTS, DPPH, 총 페놀 함량, 총 플라보노이드 함량 네 가지 시험을 수행한 뒤, 결과를 단위가 없는 비교 지표인 EF(Effect Factor, 효과 인자)로 변환했습니다. 이때 라디칼 소거 활성을 나타내는 ABTS와 DPPH는 활성형 갈래로, 성분 함량을 나타내는 페놀과 플라보노이드는 함량형 갈래로 나누어, 성격이 다른 지표를 한데 섞지 않도록 설계했습니다. 활성형은 농도를 절반씩 낮춰 가며 낮은 농도에서도 효과가 유지되는 정도에 가중치를 주었고, 함량형은 측정값을 일정 비율로 나누어 지수로 만들었습니다.
지표의 일치도
586개 추출물 전체에서 네 지표가 서로 얼마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확인한 결과, 모든 쌍이 양의 관계를 보였습니다. 같은 갈래 안에서 일치도가 높아, ABTS와 DPPH는 상관계수 0.91, 페놀과 플라보노이드는 0.85로 서로 잘 맞물렸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페놀 함량이 활성형 지표와도 비교적 잘 일치한 반면(DPPH와 0.87, ABTS와 0.93), 플라보노이드 함량은 활성형과의 일치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는 것입니다(DPPH와 0.69, ABTS와 0.75). 이는 페놀이 더 넓은 항산화 성분을 반영하는 반면, 플라보노이드는 좁은 범위의 성분만 나타내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용매에 따른 차이
물과 30% 에탄올 추출을 비교하자, 지표 값뿐 아니라 순위까지 바뀌는 경우가 나타났습니다. 함량형 지표는 30% 에탄올 추출에서 더 높게 나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는 알코올이 섞인 용매에서 페놀과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더 잘 추출되기 때문입니다. 어떤 재료는 두 용매 모두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한 반면, 어떤 재료는 추출 용매에 따라 순위가 크게 달라졌습니다.
상위 한약재와 처방
단일 한약재 중에서는 지유가 활성형 지표에서 물 추출 11.08, 에탄올 추출 11.85로 높았고, 계혈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함량형 지표에서는 계혈등이 물 추출 38.06, 에탄올 추출 49.61로 높았으며 지유, 비자, 유근피, 하고초 등이 상위권에 올랐습니다. 처방 중에서는 황련해독탕이 활성형과 함량형 양쪽 모두에서 높은 값을 보였고, 갈근탕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자료 출처
이번 논문은 Analytica에 2026년 발표되었고, 제목은 "A Standardized Comparative Index (Effect Factor) for Antioxidant Referencing and Database-Level Benchmarking of Complex Herbal Extracts"입니다.
저는 이 연구가 흩어져 있던 항산화 데이터를 하나의 공통 잣대로 정리하려는 시도가 돋보이는 논문이라고 생각합니다. 586개라는 방대한 추출물을 활성과 함량이라는 성격이 다른 지표로 두 갈래로 나눠 다룬 점이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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