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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안압인데도 녹내장이 진행된다면? 24주 침 치료 임상시험
정상안압인데도 녹내장이 진행된다면? 24주 침 치료 임상시험
녹내장은 시신경이 점차 손상되면서 시야가 좁아지는 진행성 안과 질환으로, 전 세계 실명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입니다. 전체 실명 원인의 약 11%가 녹내장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녹내장은 안압 상승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지만, 모든 환자의 안압이 높은 것은 아닙니다. 안압이 통상적인 정상 범위인 21mmHg 이하인데도 시신경 손상과 시야 결손이 진행되는 경우를 정상안압녹내장(normal-tension glaucoma, NTG)이라고 합니다.
정상안압녹내장은 특히 동아시아에서 높은 비율로 나타납니다. 일본의 역학조사에서는 원발개방각녹내장 환자의 약 92%가 정상안압 범주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안압을 낮춰도 질환이 진행되는 이유
현재 녹내장 치료의 중심은 안압을 떨어뜨리는 것입니다. 안압하강 안약을 사용하고, 필요하면 레이저 치료나 수술을 시행합니다.
그러나 정상안압녹내장 환자는 이미 안압이 정상 범위에 있음에도 시신경 손상이 계속될 수 있습니다. 안압을 충분히 낮춘 뒤에도 일부 환자에서는 시야 결손이 진행됩니다.
이는 정상안압녹내장의 발생과 악화에 안압 이외의 요인도 관여하기 때문입니다. 시신경 주변의 혈류 저하, 혈관 조절 이상, 산화 스트레스,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과 같은 요인이 시신경의 취약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상안압녹내장에서는 안압 조절과 함께 시신경을 보호하거나 안구 주변의 혈류를 개선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침 치료의 보조적 가능성을 평가한 24주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이 발표되어 소개합니다.
정상안압녹내장 환자 4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연구는 대만 가오슝의 단일 의료기관에서 정상안압녹내장 환자 4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참여자들은 무작위로 다음 두 군에 각각 20명씩 배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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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침 치료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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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침 대조군
연구를 마칠 때까지 추적된 환자는 각 군 19명으로, 총 38명의 자료가 최종 분석에 포함됐습니다.
모든 참여자는 연구에 들어오기 전부터 안압하강제인 라타노프로스트 점안액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즉, 침 치료가 기존 녹내장 치료를 대체한 것이 아니라 안약 치료에 추가된 보조적 중재로 평가됐습니다.
정명과 구후에 주 1회 침 치료
치료에는 눈 주변 경혈인 정명(BL1)과 구후(EX-HN7)가 사용됐습니다.
정명은 눈의 안쪽 모서리 부근에 위치하고, 구후는 눈 아래쪽의 바깥 부분에 자리한 경혈입니다.
실제 침 치료군에는 두 경혈에 침을 삽입한 뒤 묵직함, 당김, 저림과 같은 득기 반응이 나타나도록 자극했습니다. 반면 대조군에는 같은 부위에 왕불류행 씨앗을 부착했지만, 침을 삽입하거나 득기 반응을 유발하지 않았습니다.
치료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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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횟수: 주 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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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치료시간: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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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치료기간: 2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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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치료 횟수: 24회
모든 처치는 안과 질환에 대한 침 치료 경험이 20년 이상인 동일한 시술자가 담당했습니다.
연구진은 치료 시작 전과 치료 12주, 24주 후에 시력, 시야, 안압 및 망막신경섬유층 두께를 평가했습니다.
24주 후 교정시력이 개선
최대교정시력은 실제 침 치료군에서 양쪽 눈 모두 치료 전보다 유의하게 향상됐습니다. 반면 대조군에서는 뚜렷한 개선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시력 변화는 치료 12주 시점보다 24주 시점에서 더욱 분명하게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이를 단기간의 일시적 반응보다는 반복 치료에 따른 누적 효과의 가능성으로 해석했습니다.
다만 녹내장 연구에서 시력은 백내장, 안구표면 상태, 굴절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침 치료가 시력을 직접 회복시켰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추가 연구를 통해 재현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야의 최종 수치보다 ‘악화 속도’에서 차이
녹내장 치료에서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이미 손상된 시야를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시야가 더 빠르게 나빠지는 것을 막는 것입니다.
이번 연구에서 시야지수(VFI)와 평균결손(MD)의 각 평가 시점별 절대값은 두 군 사이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4주 동안 평균결손이 변화한 추세를 기울기로 분석했을 때는 다른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실제 침 치료군은 대조군보다 시야가 악화되는 속도가 유의하게 느렸습니다. 침 치료군의 시야 지표는 대체로 유지되거나 일부 개선되는 방향을 보였지만, 대조군에서는 양쪽 눈 모두 악화되는 경향이 관찰됐습니다.
정상 범위의 안압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시야 손상이 진행될 수 있는 정상안압녹내장의 특성을 고려하면, 시야 진행 속도의 감소는 주목할 만한 결과입니다.

망막신경섬유층과 안압에도 차이
빛을 감지한 망막의 신호는 망막신경절세포와 시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됩니다. 녹내장이 진행되면 이 신경섬유가 손상되면서 망막신경섬유층(retinal nerve fiber layer, RNFL)이 점차 얇아질 수 있습니다.
24주 후 측정한 망막신경섬유층 두께는 실제 침 치료군에서 대조군보다 유의하게 두꺼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침 치료군에서 구조적 손상이 상대적으로 덜 진행됐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안압도 실제 침 치료군에서 추가로 감소했습니다. 24주 시점에 양쪽 눈의 안압이 모두 대조군보다 낮게 측정됐습니다.
다만 모든 환자가 라타노프로스트를 함께 사용하고 있었고, 연구 대상자의 안압도 처음부터 정상 범위였기 때문에 이 결과는 침 치료 단독의 안압하강 효과가 아니라 기존 약물치료에 추가했을 때 나타난 변화로 이해해야 합니다.
삶의 질과 호모시스테인에는 차이 없어
모든 평가 항목에서 침 치료군이 우수했던 것은 아닙니다.
혈중 호모시스테인 수치와 삶의 질 평가에서는 실제 침 치료군과 대조군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치료와 관련된 중대한 이상반응은 24주 동안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경험이 많은 시술자가 시행했을 때 연구에 사용된 침 치료가 비교적 안전하게 적용됐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정명과 구후는 안구에 가까운 부위이므로 해부학적 지식과 숙련도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일반인이 직접 누르거나 비전문가가 침을 시술해서는 안 됩니다.
연구의 의미와 한계
이번 연구의 강점은 기존 치료를 받고 있는 정상안압녹내장 환자를 24주 동안 관찰하면서 기능적 지표와 구조적 지표를 함께 평가했다는 점입니다.
기존의 녹내장 침 연구 상당수가 약 8주 이내의 단기 치료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이번 연구는 비교적 긴 기간에 걸쳐 다음 항목을 종합적으로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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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교정시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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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지수와 평균결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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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 손상의 진행 기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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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막신경섬유층 두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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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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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질과 안전성
결과적으로 침 치료군에서는 교정시력이 개선됐고, 시야 악화 속도가 감소했으며, 망막신경섬유층과 안압에서도 대조군과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이는 침 치료가 정상안압녹내장에서 기존 안압하강 치료를 보완할 가능성을 보여 줍니다.
그러나 이번 결과만으로 침 치료의 효과가 확립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우선 전체 참여자가 40명에 불과했고, 한 의료기관에서만 연구가 진행됐습니다. 또한 침 치료군은 피부를 관통하는 침을 맞았지만 대조군은 씨앗을 부착했기 때문에 참여자가 자신의 치료군을 어느 정도 추정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망막신경섬유층 두께와 시야 지표는 검사 변동성의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24주는 녹내장의 장기 진행을 평가하기에는 충분히 긴 기간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향후에는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다기관 연구와 장기 추적관찰, 평가자 눈가림, 보다 정교한 가짜 침 대조군을 적용한 연구가 필요합니다.
결론
정상안압녹내장은 안압이 정상이라는 이유만으로 안심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닙니다. 안압을 낮게 유지하더라도 시신경 손상과 시야 결손이 계속 진행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은 기존 라타노프로스트 치료에 24주간 침 치료를 추가했을 때 시력, 시야 악화 속도, 망막신경섬유층 및 안압 지표가 일부 개선될 가능성을 보여 줬습니다.
침 치료가 녹내장 안약이나 수술을 대신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안압 조절만으로 진행을 충분히 막기 어려운 정상안압녹내장에서, 시신경 보호를 목표로 기존 치료에 병행할 수 있는 보조적 접근법으로 연구할 가치가 있다는 점을 제시한 연구로 볼 수 있습니다.
이번 논문은 2026년 《Complementary Therapies in Medicine》에 발표된 다음 연구입니다.
Efficacy and safety of acupuncture in slowing visual field loss in normal-tension glaucoma: A 24-week randomized controlled tr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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