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 원장님 칼럼
약으로 운동 효과, 운동 모방제 연구를 살펴봤습니다.
약으로 운동 효과, 운동 모방제 연구를 살펴봤습니다
"일주일에 세 번 이상은 땀 흘려 운동하세요."
건강 얘기가 나오면 빠지지 않는 말이죠.
하지만 관절이 안 좋거나 지병을 오래 앓은 분, 체력이 바닥이라 몸을 일으키기도 힘든 분에게는 이 조언이 오히려 마음의 짐이 되곤 합니다.
그래서 저는 "운동을 대신해줄 약은 없을까" 하는 궁금증을 안고 논문과 자료를 이리저리 살펴봤습니다.
미리 말씀드리면, 몸을 거의 움직이지 않아도 우리 몸이 운동한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어 건강 수치를 끌어올리는 약, 운동 모방제(exercise mimetics)에 관한 연구가 이미 깊이 있게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치매를 늦추거나 다발성경화증을 다루는 자리에까지 쓰이고 있어서 적잖이 놀랐고요.
오늘은 그 작동 방식과 연구 현황을 제 나름대로 정리해봤습니다.
운동 모방제라는 게 무엇일까
달리거나 근력 운동을 하면 몸 안에서 여러 반응이 동시에 시작됩니다.
미토콘드리아가 불어나고 염증 지표가 낮아지며 새 혈관이 만들어지는, 그런 적응이 한꺼번에 벌어지죠.
운동 모방제는 이렇게 몸이 운동에 반응하는 신호 길목을, 실제로 운동하지 않고도 약이나 생물학적 제제로 대신 건드려주는 물질입니다.
2008년경 발표된 연구에서는 몸의 대사 스위치인 AMPK와 PPARδ를 약으로 켜자, 운동시키지 않은 쥐가 훈련받은 쥐만큼 지구력을 보였다고 합니다.
이 분야가 제대로 조명받기 시작한 출발점이 바로 그때였던 셈이죠.
요즘 후보로 거론되는 성분들
그럼 어떤 성분들이 실제 후보로 연구되고 있을까요.
살펴보니 의외로 우리에게 익숙한 약도 끼어 있었습니다.
그 대표주자가 당뇨약으로 널리 처방되는 메트포르민(Metformin)입니다.
동물에게 투여하는 것만으로 달리기 지구력을 44%나 높였다는 AICAR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요.
지방과 당 대사를 손보는 피오글리타존이나 GW501516 같은 약도 꾸준히 언급됩니다.
몸이 스스로 분비하는 물질을 활용하려는 연구도 눈에 띄었습니다.
근육이 수축할 때 나오는 이리신(irisin), 젖산, 뇌 신경을 보호하는 BDNF 같은 물질을 약으로 본떠보려는 시도가 지금도 여러 곳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해요.
근육에서 뇌로 이어지는 길
이 약이 몸 안에서 벌이는 일을 따라가다 보면 사람 몸의 정교함에 감탄하게 됩니다.
연구자들이 특히 눈여겨보는 건 근육과 뇌가 서로 이어져 있다는 점이에요.
우리가 운동으로 땀을 흘리면 근육에서 이리신이나 젖산이 나와 뇌로 향합니다.
그리고 뇌에서 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신경영양인자(BDNF)를 늘려주죠.

운동하면 정신이 맑아지고 치매 예방에 좋다는 이야기가 바로 이 길에서 비롯됩니다.
운동 모방제는 근육과 뇌가 주고받는 이 신호를 약으로 거의 그대로 되살려냅니다.
결국 다리를 다쳤거나 기운이 없어 누워 계신 어르신도 뇌 건강을 챙길 방법이 열리는 겁니다.
시중의 영양제와 나란히 놓고 보면, 세포 단위에서 몸속 조건을 바꿔준다는 점에서 기대가 훨씬 컸습니다.
실제 질병 치료, 어디까지 왔나
이런 원리에 힘입어 운동 모방제는 암과 심혈관 질환,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임상 연구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 대열의 맨 앞도 역시 메트포르민입니다.
현재 경도인지장애(치매로 넘어가기 전 단계) 환자 약 326명에게 하루 최대 2,000mg씩 18개월간 메트포르민을 복용하게 하고 기억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관찰하는 대형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에요.
알츠하이머에 로시글리타존을 시도했다가 이렇다 할 성과가 없어 조기에 마무리된 연구도 있긴 했습니다.
다만 산화 스트레스를 눌러주는 디메틸푸마르산(DMF)은 대규모 임상에서 장애가 진행되는 속도를 확실히 늦춰, 2013년에 다발성경화증 치료제로 정식 허가까지 받았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가까이 다가와 있다는 인상을 받은 대목이었습니다.
정리와 참고 자료
자료를 읽는 내내, 알약 한 알이 운동이 온몸에 일으키는 그 복잡한 변화를 빠짐없이 재현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논문을 쓴 연구자들 역시 이 부분을 분명한 한계로 지적하고 있었고요.
그럼에도 걷는 것조차 힘든 만성 통증 환자나 장애가 있는 분들에게는, 운동의 이로운 면만 추려 건네주는 이런 약이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몸 움직이기 싫은 사람을 위한 요령이라기보다, 운동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을 위한 또 다른 치료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고 느꼈습니다.
참고한 자료는 2026년 Molecular Biomedicine에 게재된 논문 'Exercise mimetics: molecular mechanisms, biological and therapeutic effects'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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